“티메프 악몽 떠올라”…홈플러스 상품권 처분 나선 소비자들

김현정 매경닷컴 기자(hjk@mkinternet.com)

입력 : 2025.03.06 10:20:03
4일 서울 시내 한 홈플러스 매장의 모습.[사진제공=연합뉴스]


홈플러스가 기업회생 절차에 돌입한 가운데 상품권 사용이 가능했던 제휴처들이 잇따라 사용 중단 조치를 취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제2의 티메프’ 사태를 우려한 소비자들이 중고 거래 플랫폼에서 상품권 처분에 나섰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중고거래 플랫폼 당근마켓에서는 홈플러스가 기업회생 절차에 들어간 이후 홈플러스 상품권 판매글이 줄을 잇고 있다.

불과 6개월 전만 해도 홈플러스 상품권 구매글이 올라오던 지역에서도 최근 이틀 간 상품권 판매글이 10건 가량 올라왔다. 10만원권을 9만5000원 수준에 판매한다는 글이 다수 있으나 거래는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판매글 외에 다른 상품권으로 교환을 원한다는 글도 올라오고 있다. 홈플러스 상품권을 보유한 사람들이 추후 사용하지 못할 것을 염려해 미리 판매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홈플러스는 상품권 대부분이 홈플러스 내에서 사용되는 만큼 제휴처 결제 중단 영향이 적다며 진화에 나섰지만 시장은 이번 상황이 제2의 티메프 사태(티몬·위메프의 대규모 미정산)로 번지지 않을지 예의 주시하고 있다.

실제 홈플러스 입점 업체 중 매출의 일정 비율을 임대료로 내는 ‘임대을 방식’ 계약 업체 일부는 1월 매출을 아직 정산받지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홈플러스 상품권 제휴사들은 변제 지연 가능성에 상품권 사용을 중단했다. 지난 5일 홈플러스가 기업회생절차에 돌입한 데 이어 신용등급이 D(디폴트)등급까지 강등되면서다.

이에 대해 홈플러스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홈플러스 상품권은 홈플러스 전 매장에서 정상적으로 사용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홈플러스는 “현재 일부 제휴사에서 상품권 수취를 거부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으나, 이는 상품권이 100% 변제가 이뤄지는 일반 상거래 채권임에도 가맹점들이 지난해 이커머스 업계 미정산 사태와 연관 지으며 과도하게 민감하게 반응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홈플러스는 상품권 발행을 최소화 해왔으며 현재 미사용 잔액은 4~500억 대 수준이라며, 96% 이상이 홈플러스 매장에서 사용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외 가맹점에서 사용되는 비중은 4% 미만으로, 홈플러스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으로 살펴보면 극히 미미한 수준이라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상품권은 일반 상거래 채권이므로 기업회생 절차에 따른 금융채권 상환 유예 조치와는 전혀 관련이 없다”라며, “제휴사와 충분한 소통을 통해 불필요한 우려를 해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한국기업평가와 한국신용평가는 지난달 27일 홈플러스에 대한 신용 정기평가에서 CP 및 단기사채 신용등급을 기존 ‘A3’에서 ‘A3-’로 하향 조정했다. 어음·단기사채에서 ‘A3-’ 등급은 투기등급(B) 바로 윗 등급이다.

전날에는 홈플러스가 기업회생절차 개시를 결정함에 따라 한국신용평가가 홈플러스의 CP 및 단기사채 신용등급을 기존 ‘A3-’에서 ‘D’로 더 낮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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