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홈플러스 나올라”…위험감 커졌다는 사모펀드 인수기업들

김정석 기자(jsk@mk.co.kr), 김제림 기자(jaelim@mk.co.kr)

입력 : 2025.03.06 18:34:39
홈플러스가 기업회생에 들어간 가운데 4일 서울의 한 매장에 고객들이 쇼핑을 하고 있다. 2025.3.4 [이승환 기자]


올 들어 회사채 신용등급이나 전망이 하향 조정된 기업이 속출하고 있다. 신용등급 감시 대상에 오른 기업도 늘고 있다. 이처럼 기업들의 신용 위험이 커지면서 시장에서는 ‘제2의 홈플러스’가 나올 수 있다는 불안이 확산하고 있다.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3대 신용평가사(나이스신용평가·한국신용평가·한국기업평가)의 신용등급 하향 검토 감시 대상에 롯데렌탈, 롯데오토리스, SK스페셜티, 고려아연 등 8곳이 올라갔다.

특히 MBK파트너스가 홈플러스 재건에 노력을 기울이기보다 투자금 회수에 급급해 기업회생절차로 책임을 회피했다는 비판이 일고 있는데, 홈플러스처럼 사모펀드(PEF)가 사들인 기업들이 주목받고 있다. 신용등급 하향 위험 기업 8곳 중 4곳이 PEF가 투자하거나 투자를 진행하고 있는 곳이다.

글로벌 사모펀드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는 오는 11일 롯데렌탈을 인수하기 위한 주식매매계약(SPA) 체결을 앞두고 있다. 롯데오토리스는 롯데렌탈의 자회사다. SK스페셜티는 한앤컴퍼니가 인수할 예정이다. 고려아연은 영풍·MBK파트너스 연합과의 경영권 분쟁이 진행되고 있다.

미국에서도 최근 2년간 PEF가 투자한 기업 수백 곳이 파산 보호를 신청한 바 있다.

올해 국내 3대 신용평가사가 회사채 신용등급이나 전망을 하향 조정한 기업은 7곳(중복 제외)이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올해 들어 전방산업의 업황 둔화를 이유로 에코프로·에코프로비엠·LG화학의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낮춰 잡았다. 한국기업평가는 해외 플랜트 사업에서 지난해 대규모 손실을 낸 현대엔지니어링의 전망을 지난 1월 부정적으로 하향했다.

내년부터 PEF의 펀드들이 다수 만기가 돌아오기 때문에 PEF가 사들인 기업들의 사정이 악화될 수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PEF들이 저금리 호황기 때 인수 자금을 대규모로 차입해 기업 인수에 대거 나섰다”며 “경기 침체와 업황 둔화로 현금 창출력 대비 순차입금 수준이 높아지고 내년 펀드 만기가 대거 도래하면서 수면 아래에 있던 문제가 드러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1~2년 앞서 미국이 겪었던 문제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에 따르면 PE와 벤처캐피털(VC) 포트폴리오사의 파산 보호 신청은 2023~2024년 205곳에 달했다. 2021~2022년 70곳 수준에 불과했던 것이 급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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