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하단 중심이 타원은하로 바뀌는 과정 시뮬레이션으로 밝혀

천문연 주도 국제 연구팀, 45년 만에 규칙성의 기원 규명
박주영

입력 : 2025.03.31 11:49:01


우주의 특정 영역을 HR5로 시뮬레이션한 모습
[한국천문연구원 제공.재판매 및 DB 금지]

(대전=연합뉴스) 박주영 기자 = 국내 연구진이 주도하는 국제 공동 연구팀이 우주 은하단의 중심이 나선형에서 타원형으로 바뀌는 과정을 시뮬레이션을 통해 밝혀냈다.

우주 속 수천개 은하들이 모인 은하단은 크게 나선은하(나선팔이 보이는 원반을 가진 은하)와 타원은하(나선팔이 보이지 않는 타원형 은하), 렌즈은하(성간물질을 모두 소진해 별의 형성이 매우 적게 나타나는 은하) 형태로 나뉜다.

은하단 중심부에는 주로 타원은하나 렌즈은하가 분포하며, 바깥쪽으로 갈수록 나선은하가 증가한다.



제임스웹우주망원경(JWST)이 촬영한 은하단 MACS J1423
은하단 중심에는 타원은하가 대부분이지만 바깥쪽으로 갈수록 나선은하가 많아지는 모습.[NASA 제공.재판매 및 DB 금지]

1980년 미국의 천문학자 앨런 드레슬러가 이런 규칙성을 발견했으나 그 같은 특성을 보이는 이유와 기제는 밝혀지지 않았다.

한국천문연구원 우주진화연구센터 홍성욱 책임연구원과 고등과학원 박창범 교수가 주도하는 국제 공동 연구팀은 세계 최대 규모 우주 시뮬레이션인 '호라이즌 런 5'(HR5·천문연, 고등과학원,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등 국내 연구진과 프랑스, 영국 연구팀이 공동으로 참여하는 우주 모의실험)를 이용해 은하단 내 은하 모양이 변하는 규칙성의 기원을 규명했다고 31일 밝혔다.

HR5는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의 슈퍼컴퓨터를 활용해 3조광년 크기의 가상 우주를 구축, 약 30만개 은하의 역사를 추적할 수 있다.

연구팀이 HR5를 활용해 160개의 은하단 내에 있는 은하 4천500여개의 형성 과정을 추적한 결과, 우주 생성 초기에는 대부분 나선은하만 존재했으나 은하단 중심부에서 은하들이 서로 충돌하면서 나선형에서 타원형으로 변하는 모습을 포착했다.

충돌 초기에는 은하 모양이 나선형으로 다시 돌아왔으나, 반복적인 충돌과 병합을 거치며 점차 타원형으로 고정되는 모습이 관찰됐다.



시간에 따라 우주 은하단의 중심이 나선은하에서 타원은하와 렌즈은로 바뀌는 모습
[한국천문연구원 제공.재판매 및 DB 금지]

그 결과 100억년 전까지 은하단 중심부에는 나선은하의 비율이 높았으나 약 60억년 전부터는 타원은하의 비율이 높아졌고, 타원은하로 변하지 못한 일부 나선은하는 별이 태어나는 활동이 점차 감소하면서 렌즈은하로 전환됐다.

홍성욱 책임연구원은 "우주에서 안정화된 천체 중 가장 무거운 천체인 은하단을 연구하면 최초의 천체가 언제 어떻게 생성되는지, 은하가 어떻게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변화하는지 알 수 있다"며 "이번 연구를 통해 은하단 내 은하의 모양에서 규칙성이 관측된 지 45년 만에 그 원인을 밝혀냈다"고 연구 의의를 설명했다.

jyoung@yna.co.kr(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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