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초 수출 24% 급감…연휴·미중 통상 불확실성 영향 미쳤나

'관세 직격탄' 대미 수출 30.4%↓…자동차 수출 23.2% ↓장상식 무협 원장 "미중 무역합의 이후 글로벌 수요 회복 관건"
이슬기

입력 : 2025.05.12 11:39:37


[그래픽] 수출액 증감률 추이
(서울=연합뉴스) 김민지 기자 = 12일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1∼10일까지 수출액은 128억 달러로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23.8% 줄었다.이달 1∼10일 대미 수출이 30.4% 줄며 지난달에 이어 감소 흐름이 계속됐다.minfo@yna.co.kr X(트위터) @yonhap_graphics 페이스북 tuney.kr/LeYN1

(서울=연합뉴스) 이슬기 기자 = 5월 초순(1∼10일) 수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3.8% 감소한 것은 징검다리 연휴로 조업일수가 지난해보다 줄어든 데다,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글로벌 관세 조치 및 미중 무역갈등 등 통상 불확실성이 겹친 결과로 풀이된다.

특히 대미 수출이 30% 이상 급감하면서 트럼프 행정부의 고율 관세 조치가 한국 경제의 버팀목인 수출에 본격적으로 영향을 미치기 시작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12일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1∼10일까지 수출액은 128억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3.8% 줄었다.

이 가운데 대미 수출이 30.4% 줄면서 총수출 감소율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

중국(-20.1%), 베트남(-14.5%), 유럽연합(EU·-38.1%) 등 주요 수출국으로의 수출도 쪼그라들었다.

품목별로 보면 10개 주요 수출품목 중 반도체를 제외한 9개 품목의 수출이 일제히 감소했다.

반도체 수출만 14.0% 증가했고 승용차(-23.2%), 석유제품(-36.2%), 선박(-8.7%) 등은 모두 줄었다.

특히 이달 초순 자동차 수출이 23.2% 줄어든 것은 미국의 자동차 품목별 관세 조치의 영향이 본격화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은 지난 3월 12일 철강·알루미늄 제품에 25%의 관세를 부과한 것을 시작으로 4월 수입 자동차에 대해 25%의 품목 관세를 매겼다.

이어 이달 3일부터는 자동차 부품으로 25% 관세 조치를 확대했다.

자동차의 대미 수출 비중이 지난해 기준 49.08%에 달하는 만큼, 트럼프발 관세 조치에 따른 대미 수출 감소가 자동차 수출 부진으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의 경우 아직 미국의 품목별 관세가 부과되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인공지능(AI) 투자와 함께 고대역폭메모리(HBM) 제품 중심으로 단가 상승이 지속되면서 반도체 수출 상승세를 이끈 것으로 분석된다.

중국·홍콩 등에 집중됐던 기존 반도체 수출 양상이 대만, 말레이시아 등으로 다변화되는 조짐도 뚜렷하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올해 1∼3월 대만으로의 반도체 수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2.9% 늘어난 59억8천200만달러로 집계됐다.

국가별 순위는 중국에 이어 2위, 비중도 18.2%에 달했다.

다만 관세청의 1∼10일 수출액 집계만으로는 이번 달 전체 수출 실적의 향배를 가늠하기는 조심스러운 측면이 있다.

이달 1∼10일까지 조업일수는 5.0일로, 징검다리 연휴로 인해 작년 같은 기간(6.5일)보다 1.5일 짧았다.

조업일수를 고려한 일평균 수출액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1.0% 감소하는 데 그쳐 이달 말까지 회복할 가능성도 있다.

관세청 관계자는 "대미 수출 품목을 보면 석유제품, 무선통신기기 등만 늘고 나머지는 대부분 감소했다"라며 "미국뿐만 아니라 중국·베트남 수출 감소도 관세 정책 영향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국가별 일평균 수출을 따로 산출하진 않는다"며 "10일까지 수출 감소엔 조업일수 영향이 가장 크고 5월 수출 증감 여부를 전망하기는 아직 이르다"라고 덧붙였다.

무역통상 업계는 현재 진행 중인 미중 무역합의의 결과에 따른 글로벌 무역 수요의 회복 여부를 주시하고 있다.

장상식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장은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이달 초 수출 감소 국면에는 조업일수가 감소한 것 외에도 미국과 중국 등 주요 교역국의 정책 불확실성과 통상환경 변화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장 원장은 "미중 무역합의 이후에 글로벌 수요 회복이 얼마나 일어날지가 향후 수출의 관건이 될 것"이라며 "당분간 품목별·지역별 차별화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wise@yna.co.kr(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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