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츠금융 부회장, 보험업계 저격…"장기손해율 이익 부풀리기"

"장기손해율 가정 관련 구체적 지침 없어""회계 정합성 70% 판단…현재·장기 손해율 차이 크면 재무제표 신뢰 훼손"
이율

입력 : 2025.05.14 18:29:41



[메리츠 금융 제공=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이율 기자 = 메리츠금융지주[138040]가 보험업계 새 회계기준인 IFRS17 도입 이후에도 이익 부풀리기와 출혈경쟁을 초래하는 남은 '구멍'인 장기손해율과 관련, 경쟁사들을 향해 직격탄을 날렸다.

김용범 메리츠금융지주 부회장은 14일 실적발표 컨퍼런스콜 질의응답에서 "이번에 보험사들이 공시한 장기손해율 가정을 검토한 결과, 전체적인 회계적 정합성은 아직 70%에 머물고 있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장기손해율 가정이란 장기 보험의 앞으로의 손해율을 추정하는 것이다.

김용범 부회장은 장기손해율 가정과 관련해서 구체적 지침이 없는 점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금융당국은 지난 2년간 보험개혁회의를 통해 실손보험 손해율과 무·저해지 보험의 해지율 문제를 대부분 해결했지만 장기손해율 가정까진 다루지 않았다.

김 부회장은 "실손 보험 손해율과 무·저해지 해지율 관련 제도가 정비되면서 아직 구체적 가이드라인이 없는 장기손해율 가정을 통해 풍선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즉, 실손 보험 손해율과 무·저해지 해지율 규정이 엄격해지면서 장기손해율 가정을 통해서 실적을 부풀릴 가능성이 있다는 뜻으로 보인다.

장기(예상) 손해율을 높게 잡으면 보험계약마진(CSM)이 감소해 이익이 줄고, 낮게 잡으면 CSM이 증가해 이익도 늘어나는 구조다.

그는 "실제로 현재(실적) 손해율과 장기(예상)손해율의 연계성이 현저히 떨어지는 경우들이 발견된다"고 말했다.

그는 "회사간 현재 손해율은 유사한데 장기 손해율 추세는 완전히 반대인 경우가 확인된다"면서 "실적 손해율보다 예상 손해율을 현저히 낮게 가정한 회사도 있다"고 꼬집었다.

각사 공시를 보면 장기보험 상품의 현재손해율은 비슷한 수준이지만, 장기손해율은 10%포인트(p) 이상 차이 나는 등 편차가 크다.



김용범 메리츠금융지주 부회장
[메리츠화재 제공]

김 부회장은 "미래 예측시 방법이나 관점의 차이가 있을 수 있겠지만, 상품이 대동소이한데 실적 손해율과 예상 손해율 간 차이가 너무 크면 재무제표 신뢰성은 훼손될 수밖에 없다"면서 "장기손해율 가정 관련 제도개선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손해율을 비합리적으로 추정하면 이익은 당기에 실현하고 손실은 미래로 떠넘기는 문제가 있다"면서 "이러면 장기상품 수익성이 높아 보이는 착시가 발생하고, 가격할인을 통해 매출을 증대할 유혹을 일으켜 출혈경쟁을 초래하게 된다"고 말했다.

김중현 메리츠화재 대표이사 사장은 이날 "메리츠화재의 작년 말 실적손해율은 90%, 예상손해율은 104%로 차이는 14%포인트(p)"라면서 "타사에 비해 매우 보수적"이라고 말했다.

메리츠화재는 실적손해율은 타사와 비슷한 수준이지만 예상손해율은 5∼8%p 더 높게 잡고 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yulsid@yna.co.kr(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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