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물화폐 사라지나”…10명중 1~2명 현금이용, 7년만에 반토막났다
류영상 매경 디지털뉴스룸 기자(ifyouare@mk.co.kr)
입력 : 2025.05.15 08:56:39
입력 : 2025.05.15 08:56:39
한은 “실물 화폐 계속 발행할 듯”

신용카드와 간편결제 등의 이용이 증가하면서 현금 사용이 급격하게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이 한국은행 주도로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실험이 진행되고, 스테이블코인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향후 현금이 사라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15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지급수단 중 현금이용 비중(건수 기준)은 15.9%로 조사됐다. 신용카드(46.2%), 체크카드(16.4%)에 이어 세 번째다.
모바일카드(12.9%)도 현금 수준까지 비중이 높아졌다. 계좌이체(3.7%)나 선불충전금(2.7%)은 이용 비중이 낮은 수준이다.
현금이용 비중은 지난 2013년 41.3%에서 2015년(36.0%)과 2017년(36.1%)에 30%대로 낮아졌다. 이후 빠른 속도로 하락해서 2019년(26.4%)과 2021년(21.6%) 조사에서 20%대로, 지난해엔 10%대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약 10년 전만 해도 10번 결제할 때 4번은 현금을 사용했다면 이제는 1∼2번 쓴다는 얘기다.
연령대별로 20대는 체크카드를, 30∼50대는 신용카드를 다른 연령대에 비해 많이 쓰는 편이었다.
60대 이상은 현금이용 비중이 높았다. 고령자들은 은퇴 후 신용카드 발급에 제약이 있을 수 있고, 모바일 카드 등 새로운 전자지급수단을 이용하는데 상대적으로 미숙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은 관계자는 “현금사용 결정요인 지표가 고사용국과 유사한데도, 우리나라의 현금사용도가 낮은 편인 것은 정부의 신용카드 활성화 정책과 신용카드 결제 거절을 금지하는 ‘여신전문금융업법’ 등 영향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이유 등으로 현금자동입출금기(ATM)는 지난 2020년 8만7773대에서 2022년 8만3196대, 2023년 8만907대로 감소하고 있다.
최근에는 통화가치에 연동되는 스테이블 코인시장이 성장하면서 실물화폐를 비롯한 법정통화 수요를 대체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스테이블코인은 가치가 급등락하는 일반 가상자산과 달리 가치가 안정적인 편이어서 일반 지급결제 수단으로도 활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코인게코에 따르면 올해 3월 말 기준 스테이블코인 시장 규모는 약 2373억 달러로, 지난해 3월 1332억달러에서 2배정도 늘었다.
현행법상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은 국내에서 발행할 수 없어 아직 결제 목적으로 널리 사용되진 않고 있으나 최근 홍콩의 핀테크 회사인 레돗페이(RedotPay)는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으로 비자 가맹점에서 결제할 수 있는 카드를 출시해 한국 고객 유치에도 나섰다.
더욱이 한은이 기관용 CBDC를 발행하고, 예금 토큰 실험을 진행하면서 디지털 화폐 인프라 구축에 나선 것도 실물화폐가 사라질 수 있다는 전망에 힘을 싣고 있다.

하지만 한은은 실물화폐 발행 중단 가능성은 없다고 일축한다.
이종렬 한은 부총재보는 지난달 지급결제보고서 설명회를 통해 “한은은 실물화폐를 절대 없애지 않을 것”이라며 “디지털화폐는 전력이 끊긴다거나 통신이 안되면 작동하지 않을 수 있고, IT 기술에 익숙하지 않은 이용자를 위해서라도 실물화폐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페이 등 디지털 지급수단을 믿고 쓸 수 있는 이유는 그 돈을 언제든지 중앙은행이 발행하는 실물화폐로 바꿀 수 있다는 믿음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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