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경제

(서울=연합뉴스) 오수진 기자 = 북한이 초대형 온실농장 홍보 프로그램에 등장하는 중국산 트럭의 로고를 모조리 가린 것으로 나타났다.

자립경제의 상징인 온실농장 운영에 외국산 차량이 동원된다는 점을 주민들에게 노출하지 않기 위한 의도로 해석된다.

조선중앙TV가 최근 방송한 '사랑을 싣고 달리는 운행길' 프로그램은 지난해 6월 완공된 강동종합온실농장의 우수한 생산 실적을 알리고자 농작물 수송 차량에 취재진이 동승해 수송원과 평양시 간부, 온실농장 노동자, 채소 판매원 등을 인터뷰하는 내용으로 구성됐다.

프로그램 특성상 수송 트럭이 반복해서 등장하는데, 차량 전면의 로고와 모델명이 모두 흐리게 처리됐다.

차량 내부를 촬영한 장면에서도 제조사를 알 수 있는 핸들 부분은 거의 비추지 않는다.


이 차량은 중국 자동차 회사 '포톤'이 제작한 트럭과 외형이 비슷하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 결의한 2397호는 트럭, 열차, 오토바이 등 모든 운송 수단의 북한 내 반입을 금지하고 있으나 북한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외국에서 다양한 차량을 들여와 사용하고 있다.

조선중앙TV는 지난해 1월에도 육해운성 화물 운송 소식을 보도하며 포톤 화물 트럭을 영상에 여러 차례 노출한 바 있는데, 당시는 차량 로고를 따로 가리지 않았다.

이번엔 제조사를 숨긴 것은 이 프로그램이 자립경제를 강조하는 내용이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강동온실농장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착공식과 준공식에 모두 참여한 애착 사업 중 하나다.

지난 4월 평양마라톤 대회 외국인 참가자의 관광 코스에도 포함됐다.

kiki@yna.co.kr(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