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대출 증가 속도 더 빨라졌다…5대 은행 보름 새 2.9조↑

금리 하락에 영끌·빚투 이어지고 DSR 강화 선수요도 겹쳐신용대출 금리 하단 3%대 중반…3년반 전 수준으로 낮아져
신호경

입력 : 2025.05.18 06:01:31


가계대출 증가 속도 더 빨라졌다…5대 은행 보름새 2.9조↑
(서울=연합뉴스) 신현우 기자.2025.5.13 nowwego@yna.co.kr

(서울=연합뉴스) 신호경 한지훈 민선희 기자 = 주요 시중은행의 가계대출이 이달 들어 불과 보름 사이 벌써 3조원 가까이 불었다.

금리가 빠른 속도로 떨어지면서, 돈을 빌려 주택이나 주식 등 자산을 사들이는 '레버리지(차입) 투자'의 불씨가 살아나는 것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7월 3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시행에 앞서 미리 대출을 받아두려는 선수요도 겹쳐 다음 달까지 가계대출 증가세는 쉽게 꺾이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5대 은행 가계대출 추이(단위: 억원)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자료 취합
'25.1월 2월 3월 4월 5월15일
가계대출 잔액7,336,5887,367,5197,385,5117,430,8487,459,827
전월비 증감-4,76230,93117,99245,33728,979
주담대 잔액5,799,7715,833,6075,856,8055,894,3005,911,678
전월비 증감15,13633,83623,19837,49517,378
신용대출 잔액1,020,0821,019,5891,016,0631,024,9311,035,870
전월비 증감-15,950-493-3,5268,86810,939
◇ 추세 이어지면 월 증가폭 약 6조원 가능성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15일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745조9천827억원으로, 4월 말(743조848억원)보다 2조8천979억원 많다.

증가 속도가 월말까지 그대로 유지된다면, 이달 전체 증가액은 약 5조8천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증가 폭이 지난달(+4조5천337억원)보다 1조3천억원가량 뛰어 2024년 8월(+9조6천259억원) 이후 최대 규모에 이를 가능성이 있다는 뜻이다.

5대 은행 가계대출은 지난해 8월까지 치솟았다가 9월 이후 금리 인상과 당국·은행권의 가계대출 총량 규제로 꾸준히 줄었고, 결국 올해 1월에는 가계대출이 전월보다 4천762억원 뒷걸음쳤다.

하지만 연초 금리 인하와 규제 완화 등으로 2월(+3조931억원) 반등한 뒤 3월(+1조7천992억원)과 4월(+4조5천337억원) 계속 늘었고 5월까지 증가 기조가 이어지고 있다.

이달 가계대출을 종류별로 나눠 보면, 주택담보대출(전세자금대출 포함) 잔액은 591조1천678억원으로 4월 말보다 1조7천378억원 불었다.

신용대출(잔액 103조5천870억원)도 보름 새 1조939억원 늘어 4월 전체 증가액(8천868억원)을 이미 넘어섰다.
시중은행 현 금리 수준 시계열 특징(단위: %)
※ KB국민은행 내부 금리 시계열 자료
2025년 5월 16일 현재이전 최저 기록(하단 금리 기준)
신용대출 금리(지표금리 금융채 1년·신용 1등급)3.57∼4.57
2021년 10월말
3.47∼4.47
주담대 변동금리(지표금리 신규코픽스·6개월 주기)4.05∼5.45
2024년 6월말
3.74∼5.14
주담대 고정금리(지표금리 금융채 5년)3.48∼4.88
2024년 7월말
3.34∼4.74
◇ "5월 기준금리 인하 기대까지…레버리지 투자 갑자기 줄기 어려워" 은행권은 최근 가계대출이 꾸준히 늘어나는 가장 근본적 원인으로 금리 하락을 꼽고 있다.

기준금리가 작년 11월과 올해 2월 0.25%포인트(p)씩 두 차례 인하됐고, 시장금리도 떨어지면서 대출자의 금리 부담이 많이 줄었다는 설명이다.

예를 들어 KB국민은행의 16일 기준 신용대출 금리(금융채 1년·신용 1등급·3.57∼4.57%)는 하단 금리 기준으로 2021년 10월 말(3.47∼4.47%) 이후 무려 약 3년 7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신규코픽스·6개월 주기·4.05∼5.45%)와 고정금리(금융채 5년·3.48∼4.88%)도 각 지난해 6월 말(3.74∼5.14%), 7월 말(3.34∼4.74%) 이후 약 11개월, 10개월 내 최저 기록이다.

여기에 지난 2월 서울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 등 규제 완화까지 더해져 2∼3월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을 통한 주택 거래가 급증했고, 그 여파가 시차를 두고 계속 가계대출 취급 실적에 반영되고 있다.

한은 관계자도 "특히 3월 주택 거래가 많았는데, 2∼3개월 뒤 가계대출에 반영되는 점을 고려하면 (4월보다) 5월 가계대출에 더 많이 반영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낮아진 금리에 미국 관세정책 관련 불안으로 국내외 주가까지 추락하자 '빚투'(대출로 투자)도 끊이지 않는 것으로 추정된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최근 특히 마이너스통장을 비롯한 신용대출이 뚜렷하게 늘어나는데, 주식이나 코인에 투자하려는 자금 수요가 상당 부분 차지하는 것으로 짐작된다"고 말했다.

아울러 "시장금리 하락세가 이어지는 데다 한은 기준금리도 5월 한 차례 더 인하될 가능성이 큰 만큼 레버리지 투자 수요가 갑자기 줄어들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더구나 3단계 DSR 도입을 앞두고 선수요도 조금씩 나타나면서 상담 등을 위해 영업 창구를 찾는 고객도 최근 눈에 띄게 늘었다"고 덧붙였다.

shk999@yna.co.kr, hanjh@yna.co.kr, ssun@yna.co.kr(끝)

증권 주요 뉴스

증권 많이 본 뉴스

매일경제 마켓에서 지난 2시간동안
많이 조회된 뉴스입니다.

05.18 09:45 더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