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제자유구역 20년] ②미래도시가 성큼…송도·영종·청라
첨단산업·관광레저·국제금융 비전 '박차'…투자 속속 유치20년 동력으로 성장 가속화…개발 지연 등 해결 과제도
최은지
입력 : 2023.10.02 07:00:10
입력 : 2023.10.02 07:00:10

[인천경제자유구역청 제공.재판매 및 DB 금지]
[※편집자 주 = 인천에 국내 첫 경제자유구역이 지정된 지 올해로 20주년을 맞았습니다.
송도·영종·청라 중심의 인천경제자유구역은 글로벌 비즈니스와 첨단·서비스산업 허브 도약을 목표로 대한민국의 성장 동력을 불어넣고 있습니다.
연합뉴스는 오는 15일 인천경제자유구역청 개청 20주년을 맞아 경제자유구역의 성과와 과제를 조명하는 기획기사 2편을 송고합니다.] (인천=연합뉴스) 최은지 기자 = 인천 송도·영종·청라가 대한민국 1호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된 지 어느덧 20년을 맞았다.
여의도 면적의 42배 크기(122.4㎢)인 인천경제자유구역은 황량한 갯벌과 빈 땅에서 고층 빌딩이 가득한 국제도시로 변모했다.
이들 도시는 지난 20년간의 가파른 발전을 발판 삼아 바이오·관광·첨단산업 거점 등 다양한 비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 송도, 글로벌 첨단지식서비스 거점으로 도약

[인천경제자유구역청 제공.재판매 및 DB 금지]
인천국제공항과 가깝고 인천항을 보유한 송도는 첨단지식서비스 산업 거점으로 도약 중이다.
모든 산업의 기반이라고 볼 수 있는 국내외 명문대 글로벌캠퍼스와 15개 국제기구가 차례로 입주하며 도시 성장을 뒷받침하고 있다.
수준 높은 교육기관과 지리적 이점을 토대로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인 반도체와 바이오 기업들도 송도로 속속 모여들었다.
앰코테크놀로지코리아와 스태츠칩팩코리아 등 첨단 기술을 갖춘 반도체 후공정 기업부터 반도체 재료·장비 분야의 글로벌 기업들까지 입주해 하나의 클러스터를 이뤘다.
현재 송도 4·5·7공구를 중심으로 만들어진 바이오 클러스터(101만5천㎡)도 11공구까지 확대된다.
송도의 마지막 남은 매립지인 11공구에는 바이오 대기업인 삼성바이오로직스와 롯데바이오로직스가 공격적인 투자에 나섰다.
11공구 개발이 마무리되면 80여개 기업과 10개 대학·연구기관이 입주한 기존 바이오 클러스터 인프라와 큰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일각에선 11공구의 매립이 예정보다 늦어지고 있어 신규 투자 유치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규모가 가장 큰 11-1공구(432만㎡)는 매립은 끝났지만, 기반 시설조성이 2년 뒤인 2025년께 마무리된다.
11-2공구(153만㎡)는 올해 말, 11-3공구(107만㎡)는 2027년께 매립이 끝날 예정이어서 기반 시설까지 만들려면 오랜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이왕기 인천연구원 도시공간연구부 부장은 "송도가 지금은 바이오로 특화된 도시지만 경제자유구역 지정 초기부터 이 방향은 아니었다"며 "도시 개발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이뤄진 부분기에 산업 생태계가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 살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경제자유구역 초기에는 인센티브를 줘서 외투기업을 유치한다는 산업 전략에 기초했다"며 "구역 지정 20년이 지난 현재 초기 산업 전략과 방향을 점검하고 변화된 여건에 맞춰 수정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 공항·리조트 품은 영종…관광 도시 꿈꾼다

[모히건 인스파이어 제공.재판매 및 DB 금지]
인천국제공항을 품은 영종국제도시는 항공산업과 관광·레저 거점을 꿈꾸고 있다.
세계 최고 수준의 항공 기술을 보유한 이스라엘항공우주산업(IAI)과 샤프테크닉스케이 합작 법인은 영종도에 화물기 개조 생산기지를 추진 중이다.
법인은 내년까지 인천공항 첨단복합항공단지에 공장을 짓고, 2040년까지 낡은 보잉 여객기 90여대를 화물기로 개조해 수출할 계획이다.
대한한공은 2025년 중순께 경기 부천 엔진 정비공장을 영종도로 옮겨 새로 짓는다.
신엔진 정비공장이 완공되면 직접 고용 인원 1천명에 연간 600억원의 수출 효과가 기대된다.
영종은 인천공항을 중심으로 한 리조트 클러스터 조성에도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용유도 해변 근처에는 동북아 최대 규모의 복합리조트인 '인스파이어 엔터테인먼트 리조트'가 이달 말 개장을 앞뒀다.
동북아 최초의 복합리조트인 파라다이스시티가 2017년 4월 문을 연 데 이어 영종도의 두 번째 리조트 개장이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 제공.재판매 및 DB 금지]
파라다이스시티는 외국인 전용 카지노와 1천600명 규모 컨벤션센터를 갖춰 영종도가 싱가포르나 마카오 같은 국제 관광 도시에 한발 다가섰다는 평가를 받았다.
인스파이어 리조트도 다음 달 개장에 이어 내년 1월 4만㎡ 규모의 카지노를 순차적으로 열 예정이어서 5조8천억원에 달하는 막대한 생산 유발 효과도 기대된다.
그러나 국내 1호 외국인 전용 카지노 허가를 받은 미단시티 리조트의 개발이 4년 넘게 지연되며 이 구상에 한 가지 걸림돌이 되고 있다.
이 리조트는 사업자가 시공사에 공사비를 지급하지 못해 2020년 2월 공정률 24.5%에서 공사가 멈춘 뒤 4년째 방치돼 대책이 시급한 상황이다.
◇ 금융·유통 인프라 집약지…발돋움하는 청라

[하나금융그룹 제공.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과 가장 가까운 청라국제도시는 '국제 금융·유통 도시'라는 비전을 향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청라의 지리적 이점을 활용해 다양한 투자 유치가 가능한 글로벌 금융과 복합 비즈니스 타운으로 조성한다는 구상이다.
인천경제청은 이에 더해 국내 금융 집결지로 불리는 여의도와 청라를 광역 금융 클러스터로 이어 미래 동력을 확보하겠다는 전략도 짜고 있다.
현재 국내 굴지의 금융 기업인 하나금융그룹은 청라에 통합데이터센터와 하나글로벌캠퍼스를 조성한 데 이어 2025년까지 그룹 본부를 옮겨올 예정이다.
지하 7층, 지상 15층 규모의 하나금융그룹 헤드쿼터 공사가 끝나면 그룹 산하 6개 사가 입주하게 된다.
이곳에 근무할 인원만 2천800여명에 달한다.
한국의 랜드마크를 꿈꾸는 '스타필드 청라'도 화려한 청사진에 한 획을 긋고 있다.
2027년 말까지 16만5천㎡ 부지에 지어질 스타필드 청라는 쇼핑·문화·레저·엔터테인먼트 시설을 갖춘 복합쇼핑몰이다.
세계 최초로 스포츠 경기와 공연이 1년 내내 열리는 2만1천석 규모의 멀티스타디움 돔구장과 초대형 복합쇼핑몰을 결합한 형태다.
그러나 주민 숙원 사업인 국내 최고층 전망 타워 '청라시티타워' 건설은 최근 사업 재추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난항을 겪고 있어 해결 과제로 꼽힌다.
공사비 분담과 계약 해지 문제를 놓고 민간 사업자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 간 소송으로 이어지며 사업 정상화는 요원한 상황이다.
서진형 경인여대 MD비즈니스학과 교수는 "같은 경제자유구역임에도 송도와 영종·청라 간 개발 격차가 크다"며 "베드타운으로서의 역할을 벗어나 도시의 자체적인 성장 동력을 갖출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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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mse@yna.co.kr(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