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되는 중국경제]인프라 설비투자 자금 국유기업에 집중

입력 : 2023.03.06 09:09:44


시진핑 3기 거시경제 정책 방향을 파악하려면 3월 5일 개막한 국회 격인 전인대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연초부터 지방정부를 중심으로 시행 중인 인프라 투자나 내수확대 정책의 규모 등을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중국 정부에서 발표하는 수치를 그대로 믿기도 힘들다. 최근 발표한 2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52.6로 나온다. 2012년 4월 이후 최고 확장 신호다.

차이신 차이나에서 발표한 2월 서비스 PMI도 전 달에 비해 2.1%P 오른 55.0다. 두 달 연속 확장이고 지난해 9월 이후 최고치다. 실물과 서비스 경기가 이대로 진행되면 올해 고소득 국가 반열에 들어갈 게 확실시된다.

국가통계국 수치를 기준으로 작년 인당 GDP는 1만2608달러다. 세계은행의 고소득국가 기준선은 인당 명목소득 (GNI) 1만3205달러다. 중국이 예상 성장률만 달성하면 가능한 수준이다.

하지만 자금 흐름을 보면 다른 해석이 가능하다. 가계는 대출을 갚는 데 주력하는 분위기다. 기업도 투자를 늘리지 못하는 처지이긴 마찬가지다.

통상 1월은 자금 성수기다. 계절 요인을 고려하더라도 1월의 총통화(M2) 증가속도나 은행 대출 증가율은 시장 예상을 앞서는 경우가 많다.

올해 M2는 300조 위안을 넘어선 상태다. 인민은행 통계를 보면 중국의 1월 대출 증가액은 4조9000억 위안이다. 전년 같은 기간보다 9227억 늘었다.

부문별로는 가계대출이 2572억 위안 증가했고 기업대출 증가액은 4조6800억 위안이다. 전체의 95%가 기업대출이다. 이 중 단기대출은 1조5100억 위안이다.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5000억 위안 증가한 액수다. 중 장기대출은 3조5000억 위안으로 1년 전보다 1조4000억 위안 늘어난 규모다.

문제는 중장기 대출을 받은 기업의 자금 용처다. 시장에 반영된 수치만 놓고 보면 개인이나 기업은 대출을 받아서 대규모 투자를 할 수 없다.

중국서 은행 대출을 받아 투자할 수 있는 주체는 국유기업 정도다. 투자항목도 인프라 투자나 제조업 설비투자 등이다.

실제 설 연휴 이후 각 지방정부는 경제살리기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분위기다. 마이스틸 통계를 보면 1월 시공한 프로젝트만 1만1635개다. 지난해 12월보다 189.5% 증가한 수치다.

투자금액도 9조3819억 위안이다. 전 달에 비해 243.7%나 늘었고 전년 같은 기간보다도 93.0%나 증가한 규모다. 인프라 투자 확대를 반영하는 건축지수는 56.4%다.

건축업 주문지수는 전달보다 8.6%P 늘어난 57.4%다. 건축 판매가격지수도 전달 대비 2.8%p 증가한 52.8%이고 전망지수도 전달보다 6.7% 늘어난 68.2%다. 제조업 PMI 중에서도 특히 대형제조업체 PMI는 제조업 경기회복을 반영하는 지수다. 대형 기업 PMI는 52.3%다.

통상 1월에 발행하는 부동산 특별채권은 인기 없기로 유명하다. 정부도 채권발행 대신 1월에는 은행 대출에 의존하는 편이다.

중국 중앙은행이 지난해 통화정책을 통해 시중에 방출한 자금은 총 6조4400억 위안 규모다. 이중 담보 대출 비중은 3조1500억이다. 이른바 도심 재개발 등 부동산사업이나 터널 공사 수자원 공사에 들어가는 돈이다.

한마디로 1월 중국 사회융자 총액의 대부분은 중앙은행에서 통화정책 수단으로 중앙기업과 지방 국유기업에 특별 대출을 해준 셈이다. 인프라나 제조설비에 투자한 돈이지 가계나 민영기업과는 상관없는 자금이다.



반면 가계 단기대출 증가액은 341억 위안이다. 전 년 같은 기간 단기대출 665억 위안보다도 적다. 다시 말해 자동차 구입 등 가계 소비가 늘지 않았다는 이야기다.

중 장기대출도 2231억 위안 증가했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의 5196억 위안에 비하면 절반 이하 다. 극심한 부동산 경기 위축 현상을 그대로 반영하는 수치다.

1월 회사채 발행액은 1486억 위안이다. 전 년 동기대비 4352억 위안 줄었다. 채권시장 환경은 전달보다 나아졌지만 부동산기업 채무구조는 개선되지 않았다는 증거다.

비금융기업의 국내 주식 융자 규모는 964억 위안이다.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475억 위안 줄어든 규모다. 이는 주식시장 침체와 특히 부동산 기업의 경영난을 반영한다.

왕성한 통화공급에 비해 자금 수요는 크게 줄어든 게 금융시장 특징 중 하나다. 시중에 자금이 수요처에 원활하게 가지 못하는 공회전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이야기다.

아무튼 지난 1월 M2의 증가율은 1년 전보다 12.6% 늘었다. 사회 융자 잔액 증가율 9.4%와의 차이는 3.2%다. 중국의 M2 증가속도가 사회융자를 앞서기 시작한 게 작년 4월부터다.

이 차이가 늘어나는 이유는 화폐공급 속도를 사회의 자금 수요가 못 따라가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돈이 시장에서 헛돈다는 이야기다.

공공 융자는 늘어난 데 비해 개인이나 기업의 자금 수요가 떨어지면서 투자 효과를 반감시키는 것도 문제다. 공공 투자는 특별채권 4조384억 위안과 정책개발 금융지원 7400억 위안에다 인프라 대출 8000억 위안 풍부하다.

지난해 중국 국유지분 투자(고정자산 투자) 증가율은 10.15%다. 민간 투자는 반대다. 2021년 7%에서 지난해 0.9%로 떨어진 상태다.

심각한 문제는 통화 남발로 인한 인플레이션이다. 다량의 통화를 시중에 풀면 인플레이션이 발생한다. 특히 통화주입 방식과 전도시스템이 취약한 상황에서는 인플레이션을 피할 수 없다.

화폐 공급이 부족한 분야도 있다. 가계와 자영업자 그리고 중소기업이 대상이다. 금리가 높아 대출을 엄두도 내지 못하기 때문이다. 3%인 정책 금리와 4.1%인 기업대출 평균 금리 차이만 봐도 자금 왜곡을 알 수 있을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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