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시선] GTC 올해도 성황…엔비디아 열풍 지속? '글쎄'
김태종
입력 : 2025.03.23 07:07:07
입력 : 2025.03.23 07:07:07

[새너제이=연합뉴스]
(새너제이[미 캘리포니아주]=연합뉴스) 김태종 특파원 = 지난 21일(현지시간) 끝난 엔비디아의 연례 개발자 콘퍼런스 GTC 2025는 그야말로 성황을 이뤘다.
5년 만에 열렸던 지난해처럼 전 세계에서 수 많은 사람들이 2천 달러(약 290만원)에 달하는 티켓값을 지불하고 행사장을 찾았다.
일주일간 진행된 이번 행사에서 현장을 찾은 협력사와 개발자, 미디어는 2만5천명.
지난해 1만7천명보다 50% 더 늘었다.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의 기조연설이 있던 지난 18일 아이스하키 경기장인 SAP 센터에는 행사 시작 2시간 전부터 이미 200m 이상의 긴 줄이 이어졌다.
SAP 센터 안은 무대 앞은 물론, 3층까지 발 디딜 틈 없이 가득 찼다.
콘서트장을 방불케 했다.
황 CEO는 여느 때처럼 2시간 동안 혼자 무대에 올라 '원맨쇼'를 했다.
리허설도 없었다고 한다.
다른 행사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스크립트도 없었다.
황 CEO가 가는 곳마다 사인을 받거나 사진을 찍으려는 인파들로 북적였다.
지난 19일 미디어 행사가 끝난 뒤 전 세계에서 모여든 기자들도 황 CEO의 사인과 기념사진을 남기기 위해 앞다퉈 줄을 섰다.
한 참석자는 "마치 방탄소년단(BTS)을 연상케 한다"고 말했다.

[새너제이=연합뉴스]
20일 그가 협력사들의 전시 부스를 돌아볼 때에는 자신들의 제품에 젠슨의 사인을 남기기 위해 기업들도 줄을 섰다.
여기저기에서는 '젠슨'을 연호했고, 사람들은 손에 휴대전화를 들고 그의 모습을 담으려고 했다.
몰려든 많은 인파에 황 CEO가 정해진 시간 내에 부스를 다 둘러보지 못하고 나가야 할 정도였다.
전 세계 인공지능(AI) 열풍을 주도하고 있는 기업, 전 세계에서 두 번째로 '비싼' 기업과 CEO의 위용이었다.
한 참석자는 엔비디아의 제품을 광고에 빗대 "2천 달러를 내고 마치 엔비디아의 광고를 본 것 같다.
보통은 자신들의 광고를 봐달라고 돈을 주는 데 엔비디아는 비싼 돈을 받으면서 광고를 보여주고 있다"며 부럽다고 했다.
그러나 전 세계의 쏟아졌던 기대와 달리 이번 GTC 반향은 지난해 같지 않았다.
작년에는 차세대 AI 칩 발표 이후 주가가 치솟았지만, 올해는 2028년까지 제품 로드맵을 발표하고도 주가는 별 변동이 없었다.
오히려 소폭 내렸다.
기조연설에서는 GM과 자동차 부문 파트너십 체결 사실도 발표했다.
그러나 GM 주가도 반응이 없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엔비디아가 고객이나 협력 기업의 이름을 언급하면 해당 주가가 급등했던 것과 달랐다.
이에 "주식 시장에서 젠슨 황의 '마이더스 손'(midas touch)의 영향력이 약화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전에는 황 CEO가 손을 대는 주가의 기업이 폭등했는데 이제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이런 시장 반응 약화는 지난해부터 시작되긴 했다.
작년 5월까지만 해도 엔비디아가 분기 실적을 발표한 이후 주가는 급등했다.

(새너제이[미 캘리포니아주]=연합뉴스) 김태종 특파원 =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연례 개발자 콘퍼런스 GTC 2025 넷째 날인 20일(현지시간) 삼성전자 부스를 찾아 그래픽 메모리 GDDR7에 친필 사인을 하고 있다.2025.3.21 taejong75@yna.co.kr
그러나 작년 8월 실적 발표부터 주가는 그 이전과 같이 움직이지 않았다.
시장의 기대가 지나치게 높아진 탓도 있고, AI 거품론이 계속 제기된 영향도 있었다.
아직 몇 년 뒤의 일이겠지만, 엔비디아의 영향력이 지속하지 않을 것 같아 보이는 요소는 또 있었다.
이번 GTC에서는 처음 양자 컴퓨팅에 관한 '퀀텀 데이'가 열렸다.
엔비디아는 '퀀텀 데이'에서 양자 컴퓨팅으로 유명한 12개 스타트업 등을 불러 모았다.
황 CEO가 지난 1월 "유용한 양자컴퓨터가 나오기까지 20년이 걸릴 것"이라고 발언한 직후 주가가 40% 안팎으로 추락했던 기업도 모두 포함됐다.
황 CEO는 해당 기업들이 "상장된 줄 몰랐다"며 자신의 발언으로 인해 주가가 내려간 점에 대해 사과했다.
그러나 이들 양자 컴퓨팅 기업들이 상장된 것도 모를 정도로 양자 컴퓨팅에 그동안 큰 관심이 없었던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들었다.
엔비디아는 보스턴에 양자 연구센터를 설립해 본격적인 양자 컴퓨팅 연구에 착수한다고도 했다.
하지만, "이제야?"라는 물음표를 남겼다.
양자 컴퓨팅은 'AI 시대' 이후 열릴 새로운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이에 구글과 IBM,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MS) 등 대형 기술 기업들은 이미 수년 전부터 투자하면서 기술 개발을 해오고 있다.
당장 양자 시대가 오지는 않겠지만, 그렇다고 AI처럼 언제 금방 닥칠지도 알 수 없는 일이다.
엔비디아가 지금 시작해서 다른 기업들을 언제 따라잡을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taejong75@yna.co.kr(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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