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환사채 발행에 한진·LS '反호반 동맹' 강화…경영권 방어나서
LS 발행한 650억 교환사채 대한항공 인수…가치 희석없이 자금조달호반 견제 위해 맞손…한진칼 지분 조원태 20.75% vs 호반 18.46%우호지분 포함시 격차 커져
김보경
입력 : 2025.05.17 07:00:00
입력 : 2025.05.17 07:00:00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김보경 기자 = 호반그룹 한진칼 지분 확대에 따른 대한항공 경영권 분쟁 가능성이 계속해서 제기되는 가운데 한진그룹과 LS그룹 간 '반(反)호반 동맹'이 굳건해지고 있다.
두 그룹이 MOU 체결에 이어 교환사채 발행·인수로 손을 맞잡은 것을 두고선 향후 호반그룹이 벌일 수 있는 경영권 공격을 미연에 대비하기 위해서라는 해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17일 재계에 따르면 LS는 채무상환자금 조달을 위해 대한항공을 대상으로 650억 규모의 교환사채를 발행한다고 지난 16일 공시했다.
이번 교환사채는 ㈜LS 기명식 보통주식 38만7천365주를 대상으로 한다.
이는 대한항공이 인수해 5년 내로 LS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다.
교환사채(EB)란 회사채의 한 종류로 발행기업이 보유한 주식(자사주 또는 타사주)으로 교환할 수 있는 권리가 부여된 사채로, 보유주식을 담보로 삼아 채권을 발행할 수 있다는 점에서 현금 없이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
또 타사 주식으로 교환돼 희석 효과가 없다는 장점도 있다.
두 그룹은 이번 교환사채 발행·인수와 관련해 전략적 업무 제휴 및 시너지 창출을 통한 주주가치 제고가 목적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호반그룹이 두 그룹의 지분, 특히 대한항공을 보유한 한진그룹 지주사 한진칼의 지분을 공격적으로 매입하는 상황을 고려하면 경영권 분쟁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한진그룹과 LS그룹은 지난달 25일 동반 성장·주주이익 극대화를 목표로 사업 협력과 협업을 강화하는 내용의 업무협약(MOU)도 체결했다.
협약에 따라 두 그룹은 항공우주산업을 포함한 다양한 사업 분야에서 각자의 핵심역량과 자원을 활용해 시너지를 창출하고 상호 성장을 도모하기로 했다 양측은 MOU와 관련, "사업 측면에서 동반성장하는 방안을 찾기 위한 것"이라고 선을 그었지만 호반그룹을 겨냥한 행보라는 것이 재계의 일반적 해석이었다.

[호반그룹 제공.재판매 및 DB 금지]
호반그룹은 껄끄러운 관계를 유지해온 두 그룹의 주식을 최근 공격적으로 모으고 있다.
호반그룹은 LS전선의 최대 경쟁사인 대한전선의 모기업으로, 대한전선은 현재 LS전선의 해저케이블 기술 유출 의혹과 관련해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
또 양사 간 부스덕트 관련한 특허침해 소송이 최근 LS전선의 최종 승소로 확정됐는데 이 과정에서 호반그룹이 LS 지분을 3% 미만 수준에서 매수한 사실이 알려져 갈등이 증폭됐다.
아울러 호반그룹의 호반건설은 한진칼의 주식을 공격적으로 매입 중이다.
한진칼 2대 주주인 호반건설은 최근 계열사인 ㈜호반호텔앤리조트와 ㈜호반까지 총동원해 한진칼 지분율을 18.46%까지 끌어올렸다.
현재 한진칼 최대 주주인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측(20.75%)과의 지분 격차는 2.29%포인트다.
호반건설은 지분 매입을 단순 투자 목적이라고 설명했으나 재계는 이러한 설명에 의구심을 표하며 대한항공의 경영권 참여를 노리고 있다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호반건설은 2022년 한진칼과 경영권 분쟁을 벌인 사모펀드 KCGI로부터 지분을 사들여 2대 주주로 올라섰다.
이후에도 2023년 팬오션으로부터 한진칼 지분 5.85%를 추가 매입했다.
또 호반건설은 지난 3월 열린 한진칼 주주총회에서 호반건설이 이사 보수 한도 승인 안건에 반대표를 던져 한진그룹에 대한 견제에 나섰다는 분석을 불러일으켰다.
호반건설은 지난 2015년 항공업에 대한 관심으로 아시아나항공의 모회사인 금호산업 인수전에 단독 응찰했으나 채권단의 거부로 인수 시도가 무산된 경험이 있다는 점도 이러한 해석에 힘을 싣는다.
조원태 회장 측도 호반건설의 지분 공세에 지난 15일 한진칼을 통해 보통주 기준 0.7%에 해당하는 자사주 44만44주를 사내근로복지기금에 출연하며 경영권 방어에 나섰다.
여기에다 우호지분으로 여겨지는 델타항공(14.90%), 산업은행(10.58%)의 지분을 합치면 총 46.23%까지 늘어나 경영권 분쟁은 아직 우려할 상황은 아니라는 분석도 있다.
재계 관계자는 "호반이 공격적인 지분 매입으로 인수합병을 해온 사례를 볼 때 두 그룹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면서 "두 그룹간 동맹은 더 굳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vivid@yna.co.kr(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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