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일본 지진 딛고 일어난 보물”…한국 상륙했다는 ‘일본 톱9’ 사케 어떤 맛일까

이효석 기자(thehyo@mk.co.kr)

입력 : 2025.06.22 09:06:54
하이트진로 日 ‘미야칸바이’
공식 수입 기념 시음회 열어
“향 좋고 부드러운 게 특징
여성·2030세대 선호할 만”


지난 20일 서울 강남구 뉴브호텔에서 열린 한 사케 시음회 현장. 하이트진로가 공식 수입해 유통을 시작한 일본 미야기현 명주 ‘미야칸바이’(宮寒梅)가 모습을 드러냈다. 미야칸바이는 사케는 스시와만 어울린다는 고정관념을 깨고 양식과도 묘한 조화를 이뤘다. 현장에서 제공된 살라미, 체리 페퍼, 바질이 들어간 카나페와도 훌륭한 궁합을 뽐냈다.

20일 하이트진로는 미야칸바이를 공식 수입해 판매한다고 알리며 이같은 시음회를 개최했다. 하이트진로는 미야칸바이를 만드는 양조장 칸바이주조와 지난해부터 정식 제휴를 맺고, 올해부터 한국에서 이 양조장의 사케를 유통하기로 했다.

왼쪽부터 ‘미야칸바이 준마이다이긴죠’, ‘미야칸바이 준마이다이긴죠’, ‘미야칸바이 준마이긴죠’. 이효석 기자


미야칸바이는 107년 역사를 가진 사케다. 특히 지난 2011년 동일본 대지진으로 양조장이 완전히 붕괴하면서 어려움을 겪다, “마음의 봄을 부르는 술”이라는 철학 아래 재건되며 일본 내에서 주목받았다. 미야칸바 양조장은 미야기현 내 유일하게 자체 농지를 보유하고 있다. 미야마니시키, 히요리, 야마다니시키 등 네 가지 미야기현산 주조용 쌀을 사용한다. 미야칸바이는 지난해 도호쿠 청주 감평회에서 미야기현 최초로 최고상을 받았다. 일본 내 사케 순위(사케타임즈)에서는 전국 9위를 기록하고 있다.

이날 시음회에서는 ‘미야칸바이 준마이긴죠’, ‘미야칸바이 준마이다이긴조’, ‘준마이다이긴죠 제이센’ 등 총 3종이 소개됐다. 이 중 미야칸바이 준마이다이긴조는 동일본 대지진 이후 처음으로 재출시된 제품으로, 화려한 향과 깔끔한 마무리가 특징이다. 제이센은 쌀 정미율 40%의 고급 사케로, 와인과 유사한 향과 복합미를 자랑한다. 이들 가격은 이자카야 기준 8~12만원대다.

이와자키 미야칸바이 대표가 자사 제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효석 기자


이번 시음회에서는 사케와 곁들일 페어링 푸드로 서양 요리가 제공됐다. 살라미, 체리 페퍼, 바질이 들어간 카나페와, 김부각, 감태 크림치즈, 새우, 레몬 소스가 포함된 카나페가 함께 제공됐다. 주요리는 큐브 스테이크였다. 유태영 하이트진로 프리미엄 권역장(상무)은 “사케는 스시와만 어울린다는 고정관념을 깨고 양식과도 훌륭한 조화를 이룰 수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 제품은 다른 사케와 달리 비교적 달콤한 맛이 강조됐다. 유 권역장은 “사케는 드라이하고 ‘올드’하다는 기존 인식을 바꿔줄 제품”이라며 “미야칸바이는 한국에서도 대중적인 반향을 일으킬 잠재력이 있다”고 말했다.

미야칸바이는 일본 현지에서도 젊은 여성층을 중심으로 성장했다. 일본 주류 시장은 최근 쌀 품질 변화와 소비층 고령화로 인해 전체 수요는 줄고 있으나, 프리미엄 제품을 찾는 젊은 세대의 수요는 증가세다. 미야칸바이 역시 한정 생산과 특약점 유통 전략을 통해 고급 이미지와 희소성을 유지하고 있다.

미야칸바이 제조사 측은 “최근 여성층과 2030세대를 중심으로 향이 좋고 부드러운 사케 수요가 늘고 있다”며 “이번 수출도 이러한 추세를 반영해 기획됐다”고 밝혔다.

한편 하이트진로는 2014년부터 사케 수입 사업을 시작했으며, 팬데믹 이후 본격적으로 포트폴리오를 확대해 현재 18개 양조장의 42개 제품을 보유 중이다. 2021년 이후 사케 매출의 연평균 성장률은 106%에 달한다. 올해도 전년 대비 30% 이상의 성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미야칸바이가 ‘힙’하면서 희소성 있는 사케인 만큼, 하이트진로는 고급 이자카야를 중심으로 마케팅을 전개할 계획이다.

미야칸바이 한국 수입은 하이트진로가 단순한 주류 수입 업체를 넘어, 프리미엄 문화 소비재 유통사로 거듭나기 위한 전략의 일환이다. 유 권역장은 “프리미엄 사케 발굴의 기준은 가격이 아니라 새로운 경험과 가치 제공”이라며 “앞으로도 트렌디하고 감성적인 브랜드를 지속 발굴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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