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기능 집약한 일본 도야마시가 속초에 전하는 조언

일본 도야마시, 2000년대 중반 '압축도시' 설계해 지방 소멸 극복도심지로 주요 인프라 밀집…속초시, '9분 콤팩트시티' 본격 추진
류호준

입력 : 2025.03.18 08:00:10
(속초=연합뉴스) 류호준 기자 = "9분 내 도심지 주요 시설에 모두 갈 수 있을까?" 강원 속초시는 강원도 내 시·군 중 면적이 가장 작다.

또 전체 면적 중 63%가 설악산 국립공원 구역으로 지정돼 있어 도시 면적은 38㎢에 불과하다.

이에 시는 발상을 전환했다.

작은 도심 면적이라는 단점을 장점으로 승화해 '9분 콤팩트시티(기능 집약 도시)' 속초를 꿈꾸고 있다.

'지방에 사는 사람들한테는 자가용이 필수다' 가까운 미래 이 명제는 이제 속초시에서는 예외다.

이병선 시장과 실무자로 구성된 시 방문단이 이달 초 일본 도야마시로 향한 이유다.



일본 도야마시 트랩
[촬영 류호준]

◇ 고령화·인구 감소 겪던 일본 도야미시, '압축도시'로 극복 일본 도야마시는 우리나라 지방 도시와 같이 인구 감소와 고령화 문제로 고심해왔다.

도야마시 인구수는 40만명 안팎이나 도시 면적은 서울과 비교해 약 2배에 달한다.

넓은 도시 면적 대비 적은 인구수를 해결하기 위해 도야마시는 도시 기능을 도심지 중앙으로 압축하는 '압축도시'를 2000년대 중반부터 추진했다.

이를 통해 도야마시는 도시 재생과 인구 회복이라는 성과를 이뤄냈다.

교통 인프라 혁신과 도심 지역 집중 투자를 통해 지방 소멸 위기의 해법을 제시했다.

전략의 핵심은 대중교통 체계 개편이다.

자동차 의존도가 높았던 도야마시는 교통 문제 해결과 도시 구조 개선을 위해 대중교통망을 강화했다.

특히 트램(노면전차)은 중요한 역할을 했다.

도야마역을 중심으로 순환하는 트램은 도심과 외곽을 연결해 시민들의 주요 교통수단으로 자리 잡았다.

이러한 대중교통 시스템 개선은 교통 편의성을 높이고, 도심으로의 인구 이동을 유도하는 데 핵심 역할을 하고 있다.

트램 시스템은 크게 센트램과 포트램 두 가지 노선으로 구성된다.

센트램은 도야마시의 중심부를 순환해 주요 상업지구와 문화시설, 교통 허브를 연결한다.

포트램은 도심과 외곽 지역을 연결하는 역할을 해 보다 넓은 지역에 걸쳐 교통망을 강화한다.

도야마시의 트램 시스템은 단순히 교통수단을 넘어서 도시의 생활 방식을 변화시키는 핵심 요소로 자리 잡았다.

도야마시는 트램이 친환경적이고 효율적인 대중교통 수단으로서, 압축도시 전략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속초시, 일본 도야마시와 간담회
(도야마<일본 도야마현>=연합뉴스) 류호준 기자 = 지난 7일 오전 일본 도야마(富山)현 도야마(富山)시 시청에서 강원 속초시와 일본 도야마시가 간담회를 하고 있다.2025.3.7 ryu@yna.co.kr

◇ 도심지로 주요 기능 집약…외곽지역까지 균형 발전 꿈꿔 도야마시는 대중교통을 중심으로 한 인프라 조성 외에도 도심 지역 집중 투자를 통해 도심 활성화도 꾀했다.

시는 도심지 내에 다목적 광장과 복합시설을 마련하고, 주요 문화시설을 배치해 시민들의 생활 공간을 확장했다.

도심지 거주를 장려하기 위한 보조금 제도도 시행하는 등 이주를 희망하는 시민들에게 실질적인 혜택과 도움도 주고 있다.

이와 함께 도심 지역 내 주택과 택지 공급을 위한 사업자 지원도 적극적으로 이뤄졌다.

이를 통해 도심 거주를 장려하고, 도시 내 인구를 집중시킬 수 있었다.

도심 중앙에 있는 대형 쇼핑 시설인 '그랜드 플라자'는 대표적인 관광지다.

이곳은 시민들에게 여가 활동 공간을 제공하고, 문화와 상업 활동을 촉진하는 역할을 한다.

도시 중심부에 집중적인 투자가 이루어지면서 민간 투자 유치와 지가 상승이라는 긍정적인 효과를 거뒀다.

도야마시는 이제 도심지로 집중 투자를 아끼지 않는 한편, 외곽 지역 역시 함께 활성화하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일본 도야마시와 만난 속초시
(도야마<일본 도야마현>=연합뉴스) 류호준 기자 = 지난 7일 오전 일본 도야마(富山)현 도야마(富山)시 시청에서 이병선 강원 속초시장(왼쪽)과 후지이 히로히사 도야마시장이 간담회를 하고 있다.2025.3.7 ryu@yna.co.kr

◇ 도야마시 답사 마친 속초시…"사람 중심 콤팩트한 도시 설계 추진" 후지이 히로히사 도야마시장은 지난 7일 이병선 시장을 비롯해 시 방문단을 접견하며 압축 도시 전략에 관해 설명했다.

접견을 마친 후지이 히로히사 시장은 "미래 시민까지도 책임질 수 있는 종합적인, 그리고 지속 가능한 도시 만들기를 위해 콤팩트하게 도시 구조를 설계했다"며 "삶의 질을 향상하고 편리함을 더욱더 제고하면서도 지역 전체의 균형적인 발전을 지향하고 있다"고 조언했다.

이병선 시장은 "작지만, 강한 도시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기존 도시 확산형 개발 방식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대중교통 중심으로 관광객과 시민 모두 편리하게 이동하는 지속 가능한 도시를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이번 방문을 통해 얻은 교훈은 명확하다"며 "사람 중심의 콤팩트한 도시설계를 실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속초시는 '작지만 강한 도시'를 꿈꾸고 있다.

이번 답사를 통해 그 꿈을 구체화했다.

ryu@yna.co.kr(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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