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주영 기자 = 브라질에서 1억1천300만년 전에 살았던 일명 '지옥개미'(hell ants : Haidomyrmecinae)의 화석이 발견됐다.
연구팀은 백악기에만 존재했던 가장 초기 개미인 지옥개미가 브라질에서 발견된 것은 개미가 알려진 것보다 더 일찍 진화해 세계로 확산했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1억1천300만년 전 브라질에 살았던 지옥개미 화석 브라질에서 발견된 1억1천300만년 전 신종 지옥개미(Haidomyrmecinae) 화석 사진.[Anderson Lepeco 제공.재판매 및 DB 금지]
브라질 상파울루대학 앤더슨 레페코 박사팀은 25일 과학 저널 커런트 바이올로지(Current Biology)에서 브라질 북동부 아라리페 분지의 초기 백악기 지층인 크라토 지층(Crato Formation) 석회암에서 발견된 개미 화석을 분석한 결과 1억1천300만년 전에 살던 종인 지옥개미로 밝혀졌다고 말했다.
지옥개미는 백악기에만 살다가 멸종한 개미 아과(亞科)인 하이도미르시네이(Haidomyrmecinae)에 속하는 종으로 먹잇감을 붙잡거나 찌르는 데 사용된 것으로 보이는 긴 낫 모양의 턱이 있으며 이전까지 프랑스와 미얀마에서 발견된 바 있다.
레페코 박사는 "지질학적으로 이견의 여지 없이 가장 이른 시기에 존재했던 개미 종 화석을 발견했다"며 "이 발견이 특히 흥미로운 것은 초기 종임에도 고도로 특수화된 해부학적 특징을 가지고 독특하게 사냥을 한 것으로 보이는 지옥개미에 속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CT 스캔을 통해 몸체를 복원한 지옥개미 화석 [Odair M.Meira 제공.재판매 및 DB 금지]
연구팀은 크라토 지층에서 나온 세계 최대 규모의 화석 곤충들을 조사하던 중 놀라울 정도로 잘 보존된 개미 표본을 발견하고, 이를 X선으로 사물 내부를 시각화하는 기술인 마이크로컴퓨터 단층촬영(CT)을 사용해 화석 속 개미를 3D로 복원했다.
그 결과 이 개미는 미얀마의 호박 속에서 발견된 지옥개미와 매우 유사한 특징들을 가지고 있는 새로운 종으로 밝혀졌다.
연구팀은 이 개미는 지옥개미의 기존 특징들과 함께 독특한 형태의 먹이 섭취 기관을 가지고 있다며 턱이 옆으로 움직이는 현대 개미와 달리 머리와 눈보다 앞쪽으로 돌출된 얼굴 구조를 가졌으며 턱은 앞으로 평행하게 뻗어있다고 설명했다.
브라질에서 새로 발견된 지옥개미 복원도 미얀마 호박에서 발견된 개미 화석과 가까운 친척 종을 바탕으로 브라질에서 새로 발견된 지옥개미 종을 고생물학적으로 복원한 모습.[Diego M.Matielo 제공.재판매 및 DB 금지]
레페코 박사는 "1억1천300만년 전에 해부학적으로 이렇게 특수화된 개미가 존재했다는 곤충들이 얼마나 빠르게 복잡한 적응을 이뤄냈는지 보여준다"며 "지옥개미의 정교한 형태는 초기 개미들이 이미 현대 개미들과 현저히 다른 정교한 포식 전략을 진화시켰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이전까지 지옥개미는 프랑스와 미얀마의 호박 속에서 발견됐는데 브라질 석회암 속에서 발견된 것은 지옥개미가 이전에 생각했던 것보다 더 이른 시기에 진화해 전 세계로 확산했음을 보여준다며 이는 개미의 진화 및 생물지리학에 대한 기존 인식에 도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발견은 지옥개미의 독특한 적응을 이끌어낸 진화적 압력이 무엇인지에 대한 새로운 의문을 불러일으킨다며 이제 정밀한 이미징 도구를 통해 과거보다 훨씬 더 세밀하게 이런 화석들을 조사하는 게 가능해졌다고 덧붙였다.
◆ 출처 : Current Biology, Anderson Lepeco et al., 'A hell ant from the Lower Cretaceous of Brazil', https://www.cell.com/current-biology/fulltext/S0960-9822(25)00308-2 scitech@yna.co.kr(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