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SK이노베이션 LNG밸류체인 5조 유동화 … 5~6%대 금리 제시에 메리츠증권 수주 ‘유력’

나현준 기자(rhj7779@mk.co.kr), 추동훈 기자(chu.donghun@mk.co.kr)

입력 : 2025.06.25 15:27:59 I 수정 : 2025.06.25 17:56:34
유동화 통해 4~5조원 확보하고
SK온·SK엔무브 투자금 갚을 예정

배터리 자회사 SK온 살리기 위해
캐시카우 SK엔무브와 합병시킬듯


[본 기사는 06월 25일(15:12) 매일경제 자본시장 전문 유료매체인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SK이노베이션E&S
SK이노베이션 E&S의 핵심 사업인 액화천연가스(LNG) 발전사업 자산 유동화 수주 대상으로 메리츠증권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적 악화와 사업 부진으로 고강고 재무구조 개선을 진행중인 SK이노베이션은 자산 유동화를 통해 5조원 안팎의 자금을 마련한 뒤 핵심 계열사인 SK엔무브와 SK온의 재무적투자자(FI)의 투자금 회수에 활용할 예정이다.

이는 현금창출력이 뛰어난 SK엔무브를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배터리 자회사 SK온과 합병하기 위한 수순으로 풀이된다.

25일 투자은행(IB)업계와 재계에 따르면 SK측은 LNG발전사업에 대한 자산 유동화 조건으로 5~6%대 수익률 보장을 투자자들에게 제안했다.

이에 KKR, 브룩필드 등 외국계 사모펀드는 환율 등을 이유로 최소 9% 대 수익률을 요구하며 이견을 좁히지 못하며 협상이 사실상 결렬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메리츠증권은 5~6% 금리에 공감대를 형성한 상황이다.

메리츠금융그룹은 지난해 홈플러스에 담보대출을 해줄 때 최소 8% 이상의 고금리를 제시했지만, 이번엔 SK측이 제시한 5~6%대 금리를 수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SK이노베이션은 SK이노베이션 E&S의 나래에너지서비스, 여주에너지서비스 등 LNG 발전소 자산을 유동화해 4~5조원 가량의 자금을 확보하는 것을 목표로 협상을 진행 중이다.

메리츠증권이 수주를 따낼 경우 자금조달여력이 부족했던 SK이노베이션과 정통IB 업무 진출을 타진했던 메리츠증권의 조건을 모두 만족하는 ‘윈윈전략’이 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SK이노베이션은 최근 주요 계열사의 실적부진으로 재무상황이 악화되면서 신용등급 하락 등으로 인한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어 왔다. 그만큼 이번 자산 유동화를 통한 자금 확보가 중요하다는 의미다.

SK이노베이션 E&S는 합병이전인 2021~2022년 도시가스 자회사 7곳을 묶어 KKR에게 7~9%대 고금리 수익을 보장해주는 상환전환우선주(RCPS)를 발행해 3조원 가량의 자금을 조달한 바 있다.

이번에는 고금리 대신 중금리를 기반으로 투자를 유치해 재무여력을 확충하겠다는 의도다.

메리츠금융그룹은 한계기업에 고금리로 대출하며 돈을 번다는 이미지가 강했는데 이번 딜을 수주하면 정통IB도 취급한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다는 점을 고무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실제로 메리츠증권은 올해 초 정영채 전 NH투자증권 대표를 고문으로 영입하며 국내 대기업과의 협력 관계를 확대하고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SK측이 상대적으로 낮은 수익률을 보장하게 되면서 외국계 사모펀드보다는 메리츠증권이 LNG발전 사업 유동화를 수주할 유력 후보로 꼽히고 있다”고 설명했다.

금리 상으론 메리츠증권이 유력하지만, KKR과 브룩필드 등 다른 투자사들도 오는 7월 7일로 예정된 SK이노베이션 LNG발전 사업에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sk이노베이션 E&S 보령LNG터미널
다만 이번 자산 유동화 방안이 여의치 않을 경우 LNG발전 사업의 일부 사업지분을 매각하는 안도 검토하고 있다.

SK E&S는 지난 2018년 발전 자회사인 파주에너지서비스 지분 49%를 태국 민간발전기업 EGCO에 약 9000억원에 매각한 바 있다.

당시에도 신규 발전소 및 신재생에너지 사업 투자 재원 마련차 지분매각이 이뤄졌다.

SK이노베이션의 LNG발전 유동화 작업은 SK온과 SK엔무브의 합병 수순으로 풀이된다.

SK이노베이션은 이날 이사회를 열고 투자사 IMM크레딧이 보유한 SK엔무브 지분 30%를 되사오는 안건을 의결할 예정이다.

자회사 쪼개기 상장 논란 가운데 상장을 추진했던 윤활유 계열사 SK엔무브 지분을 사들일 경우 사실상 상장을 포기하는 수순을 밟게 된다.

이 경우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배터리 계열사 SK온과 합병이 본격 추진될 방침이다.

두 회사를 합병할 경우 캐시카우 역할을 하는 SK엔무브가 SK온의 영업손실을 메워줄 수 있다. SK그룹 미래 먹거리인 배터리 회사 ‘SK온’를 살릴 수 있는 셈이다.

IB업계선 SK이노베이션이 4~5조원대 유동화에 성공할 경우 향후 SK온에 투자한 FI(재무적투자자)의 투자금도 갚아줄 것이라 내다보고 있다.

앞서 SK온은 지난 2023년 한국투자PE와 MBK파트너스 등 국내외 사모펀드(PEF) 운용사 컨소시엄으로부터 2조3000억원의 투자를 받았다.

SK온이 투자자들에게 보장한 내부수익률(IRR)은 7.5%다. 이러한 고금리는 시간이 지속될수록 SK측이 투자자에게 갚아줘야 할 돈은 눈덩이처럼 불어난다.

SK측 입장에선 SK이노베이션 LNG발전 사업 유동화를 통해 확보한 4~5조원대 자산을 기반으로, SK엔무브 투자사(ICS)에게 약 9000억원 내외를, 그리고 SK온 투자자에게 3조원 내외를 보상해주면서, ‘투자자의 빚 독촉’을 끊어낼 수 있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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